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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개와 늑대의 시간 - 피해자들의 못다 맺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프로파일러, 김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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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 - 10점
김경욱 지음/문학과지성사

사건일지: 22일 저녁부터 23일 새벽까지의 황 순경 이동 경로
어둠을 불러들인 빛, 봄밤을 헤매던 장전된 어둠
못다 이룬 쉰여섯 명의 우주(宇宙)들을 위한 이야기

1993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래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김승옥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계속해온 김경욱의 일곱번째 장편소설 『개와 늑대의 시간』이 출간되었다. 1982년 4월에 일어난 ‘우순경 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이 소설은, 참사가 일어난 하룻밤 사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피해자 한 명 한 명의 삶에 집중하고 있다. 마치 장기 미제 사건에 덤벼든 프로파일러처럼, 김경욱은 사실성의 씨줄에 개연성의 날줄을 엮어가며 비극의 진실을 끈질기게 추적해나가지만, 결국 작가의 시선이 멈추는 곳은 끝내 말하지 못한 채 스러져간 사람들 개개인의 소중한 삶이다. 또한 김경욱은 이 비극적 사건 이면에 존재했던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작가 특유의 위트 넘치는 문장으로 들춰내 보인다. 이 소설은 끝내 말하지 못한 쉰여섯 명의 이야기를 찬찬히 풀어가며 이 사건의, 이 세계의 ‘진짜 진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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