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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고민 오프 - 구사나기 류슌 (惱んで動けない人が一步踏み出せる方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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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 오프 - 10점
        구사나기 류슌 지음, 김정환 옮김/아름다운인연           



가출, 검정고시, 도쿄대 법학부 진학, 국가기관의 브레인… 그리고 출가

파란만장한 청춘을 보낸 젊은 승려가 독자에게 보내는 한마디 

“고민하는 힘? 난 반댈세!” 


이 책의 시작은 이렇다.

“고민에 짓눌려 꼼짝도 못하는 사람들의 등을 두드려 줄 수 있는 책을 써 달라.”

출판사로부터 이런 요청을 받은 저자는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애초 ‘그런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 고민이라는 주제가 막연하기도 해 보였고 또 때론 무거워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하던 저자는 고민에 쌓인 사람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두 가지 힌트를 얻었다. 

하나는 저자 자신의 경험이었고 또 하나는 붓다의 가르침이었다.

공부에 대한 압박으로 중학교를 중퇴하고 16세에 가출해 도쿄로 무작정 상경한 경험, 그리고 검정고시를 거쳐 도쿄대 법학부 진학했던 경험, 대학을 졸업하고 국가기관에서 싱크 탱크 역할을 하다 인도로 건너가 승려가 된 저자의 파란만장했던 경험은 자신에게는 고통스러운 것이었지만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고민을 풀 수 있는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책을 끌고 가는 힘 중 하나는 저자가 출가해서 만난 ‘붓다의 가르침’이다. 사실 불교는 처음 출발한 2,600년 전부터 시작해 마음을 연구해온, 그러니깐 마음에 대한 가장 많은 정보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집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붓다의 가르침에는 고민과 괴로움에는 집착이라는 원인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 주었고 그 원인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 주고 있다. 물론 이 책은 불교 교리서가 아니다. 하지만 붓다의 가르침 중 현실 생활에 직접 응용 가능한 것들을 추려 고민을 해결하는 데 적용했다. 

저자의 경험 그리고 붓다의 가르침 이 두 축이 이 책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고민은 <욕구 + 부정적 반응>


고민의 시작은 ‘반응’이다. 욕구가 있고 이에 대한 반응이 생기고 또 여기에 결합한 감정, 판단, 기억, 망상이 있다. 이렇게 처음에 느낀 분노, 당시의 기억, 학습한 부정적인 판단이 또다시 새로운 부정적 반응을 만들어 내 고민은 계속 늘어난다.

이런 고민에 사슬을 끊어내는 첫 걸음은 ‘반응’에 대해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반응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생리 현상이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그저 ‘지금의 고민은 전부 반응이 만들어 낸 것이구나.’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렇다면 이런 반응에 대처하지 않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은 고민에 대한 진단을 넘어 구체적인 해결을 제시하고 있다.


고민에 꼬리표를 붙이자


저자는 원인이나 진단만을 독자들에게 늘어놓지 않는다. 분명한 해결점이 있다. 바로 ‘고민에 꼬리표’를 붙이는 작업이다. 

저자는 우선 고민을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그 중 자신의 고민에 꼬리표를 붙이는 것이 고민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다섯 가지는 <기대>, <판단>, <분노>, <미혹>, <망상>이다.

<기대>는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판단>은 이런 것이라는 믿음, <분노>는 마음에 들지 않을 때의 불쾌감, <미혹>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태, <망상>은 머릿속에서 빙빙 맴도는 생각이다.

저자는 왜 이런 고민에 꼬리표를 붙이라고 말할까?

우선 고민의 정체를 알면 괴로움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걸 알고 나면 모든 고민은 ‘반응’에 불구하다는 걸 알아차리게 된다. 사실 우리의 마음은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만약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감정도 행동도 생기지 않는다. 당연히 고민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어 3장부터는 생활 속에서 적용 가능한 ‘실천’이 이어진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마음챙김의 말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선(禪) 수련이다. 어려울 것 같지만 이 책에서 그가 제시하는 실천은 간단하다. 걸으면서도 할 수 있고, 앉아서도 혹은 지하철을 타고 오고가는 중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때론 자신을 혼내는 상사 앞에서도 그리고 자신을 따돌리는 직장 동료 앞에서도 실천할 수 있다.


길지 않은 문장 그리고 각 장마다 핵심을 정리해 주는 글과 이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삽화는 고민에서 한걸음 앞으로 나가는 방법을 독자들에게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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