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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단순한 삶 - 1895 심플 VS 2016 심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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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삶 - 10점
샤를 와그너 지음, 문신원 옮김/판미동          



‘심플라이프’를 최초로 전파한

백 년의 고전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의 모태가 된 책”


진정한 ‘심플(simple)’이란 무엇인가

‘심플라이프’의 개념을 최초로 전파한 『단순한 삶(La vie simple)』이 판미동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영감 어린 저술 활동으로 프랑스 개혁 신앙에 큰 영향을 미친 진보적인 목사 샤를 와그너가 아내와 함께 파리 바스티유 빈민가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서 검소하게 생활하며 저술한 책으로, 생각법, 말하기, 라이프스타일, 돈, 인간관계, 교육 등 삶의 전 영역을 망라하여 단순함이란 무엇인가를 밝히고, 그 가치를 삶에서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1895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존재의 행복과 힘과 아름다움은 단순함의 정신에 그 원천을 두고 있으며, 단순한 삶이 곧 가장 인간적인 삶.’이라는 중심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는 과학 기술, 자본주의 등의 발전으로 나날이 복잡해져만 가는 삶에 지쳐 가던 당대 사람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미국에 『심플 라이프The Simple Life』로 번역 소개되어 윤리적·종교적 리더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 책을 읽고 감명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저자를 백악관에 초청 강연케 하여 ‘심플라이프’는 20세기 초 미국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명실공히 ‘심플라이프’의 원조이자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단순한 삶』은 1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여전히 복잡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독자들에게도 단순함의 근본정신을 이해하고, 삶에서 그 가치를 실천하게 하는 중요한 책이 되어 줄 것이다.


1895 심플 VS 2016 심플

놀라울 정도로 현대적인 백 년의 고전

『단순한 삶』은 1895년에 출간된 100년 전의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충격적일 만큼 현대적이고 시의성 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이 책 서두에서는 프랑스의 한 가정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지난한 풍경을 보여 준다. 양복 재단사, 가구 제작자, 연회업자 등을 만나야 하는 복잡한 준비 과정, 처리해야 하는 갖가지 편지와 서류, 쓸데없이 많은 피로연, 환영회, 무도회 등의 행사……. 이러한 복잡한 준비 과정을 겪는 두 젊은이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하는 시기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심지어 그들의 사랑마저 흔들리게 되는 일련의 과정은 요즘 우리의 세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또한 언론에서 복잡한 말들을 쏟아내 대중들을 서로 불신하게 만들고, 사회 불안을 조장하여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상황(4. 단순한 말), 일하는 동기가 오로지 월급이 전부인 사람들에 대한 비판(8. 돈에 좌우되는 정신과 단순함),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욕구를 통제하지 못하여 갈수록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소유욕(6. 단순한 욕구) 등에 대한 문제 제기와 성찰은, 현대인들이 당면한 복잡한 문제들을 비춰보는 거울인 동시에, 그 근본원인을 이해하고 풀어 나가는 열쇠가 되어 준다.


루스벨트 대통령이 직접 전 국민에게 권한 책

저자는 복잡한 결혼식 세태에 대한 지적과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는 단순한 삶에 대한 주제로 간단한 연설을 마친 후, 파리의 한 출판사의 편집자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에는 “아예 ‘단순한 삶’에 관한 책을 한 권 만들어 보자. 이보다 현실적이고 꼭 필요한 주제는 없을 것 같다.”는 제안이 쓰여 있었고, 그로부터 여섯 달 후에 『단순한 삶』이 출간되었다. 출간 당시 언론과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의 철학에 감명 받은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고 이 책을 선물로 주고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특히 1901년에는 맥클루어 출판사에서 『심플 라이프The Simple Life』로 번역되어 미국에 소개되었으며, 이는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심플라이프’의 열풍을 일으키는 진원지가 되었다. 이 책을 읽고 감명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며 저자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뱅고어와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두 차례 대중 연설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단순한 삶』을 읽으라고 권했다. 그리고 1904년에는 저자를 미국으로 초청하여 백악관에서 강연하게 했고, 워싱턴 라파예트 스퀘어의 대극장에서는 직접 대중 앞에서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연설가 한 분을 소개하는 건 처음이자 유일한 일”이라며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이 책처럼 열렬히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이 듬뿍 담긴 책은 없다.”고 소개했다. 이 책은 종교적·윤리적 리더들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주부, 대학생, 기업인 등 각계각층이 폭넓게 읽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심플라이프’는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으며 사람들의 생활 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단순함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가짐”

한동안 잊혀졌던 이 책은 현대의 ‘심플라이프’의 전도사로 유명해진 프랑스 저자 도미니크 로로의 저서에 인용되어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현재 국내에서 유행하는 심플라이프, 미니멀리즘, 정리법 등의 책들이 심플함을 외면에 드러내고 실천하고자 하는 기술과 방법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단순한 삶』은 단순함은 기술이기에 앞서 마음가짐임을 밝히며 그 본연의 정신에 집중하여 ‘진정한 심플’이란 무엇인지 차근차근 풀어 나간다. 이는 진정으로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향하고자 하는 삶의 요체를 먼저 이해하고,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반하고 있다.

우리의 삶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없는 것 없이 다 가졌으면서 만족할 줄 모르는, 버릇없는 아이의 투정과도 같은 복잡한 정신 상태”를 갖게 되었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이로 인해 본질적인 것과 부수적인 것을 혼동하며 내면의 법칙을 세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단순함은 일종의 정신 상태”로 “자신이 원하는 존재방식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일 때, 아주 솔직하게 그저 한 인간이고 싶을 때 가장 단순하다”는 주장에 따라 ‘단순한 삶이 곧 인간적인 삶’임을 강조한다. 또 생각, 말, 의무, 욕구, 기쁨, 돈, 명성, 가정생활과 사회생활, 아름다움, 교육 등등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적용되는 단순함의 법칙을 설명해 나간다. “음식, 옷, 집에 대한 취향의 단순함은 독립과 안전의 원천이다. 단순하게 살수록 미래는 보장되고,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불운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집과 옷에 기품과 매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꼭 부자일 필요는 없다. 훌륭한 안목과 선의만 있으면 된다.”와 같은 명구들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되새길 만한 성찰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 유행하는 심플라이프 관련 책들의 정신이 어디에서 기원했는지 짐작 가능케 하는 단서가 된다. 이 책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생각과 말, 라이프스타일과 인간관계로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단순한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실제로 그것을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끄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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