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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문주반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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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반생기 - 10점
양주동 지음/최측의농간

저자가 재미로 읽으라고 써 놓은 원고를 촘촘히 따라가며 읽고 정리해 출간하기 위하여 공구서만 수십 권, 단행본만도 수백 권을 참조하였다.

충격적 경험으로 남은, 최초 완독의 순간으로부터 출발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과 이 놀라운 텍스트의 전문을 함께 나누고픈 마음을 오래 품어왔던 우리 최측의농간은, 우리와 같은 한글세대가 보다 편히 읽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판본의 『문주반생기』를 펴내기 위하여 이번 출간을 기획하였다.

난해한 초판(영인본)의 원고를 전면개작의 수준으로 풀어놓을 경우 당대의 분위기, 저자 특유의 개성적인 글쓰기 방식 등이 소실될 위험이 크다고 판단, 최측의농간에서는 ‘한글세대를 위한’이라는 말의 의미를 보수적으로 해석하여, 다소 난해.난삽하고 복잡해지더라도 저자의 의중을 최대한 존중하는 가운데 당대의 ‘글/말’소리를 보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오래 고민하였으며 그 고민의 결과, 원고를 해치지 않고 원고를 풀어 보충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써 초판에 없던 1,996개의 각주를 작성해 법고창신의 절충을 시도하였다. 최측의농간에서 작성해놓은 주석을 벗 삼아 촘촘한 저자의 문로(文路)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고진감래(苦盡甘來: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옴)라는 말의 의미를 조금은 체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 『문주반생기』는 단순히 술 먹고 분탕질 치던 날들에 대한 한 식자의 회고록이 아니며 격동의 시대에 자신에게 밀려오는 고난과 역경을 풍류와 해학 속에서 긍정할 줄 알았던 한 지식인의 고독한 발걸음의 기록임을, 마침내 완독한 독자들이라면 모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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