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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눌변 - 소란한 세상에 어눌한 말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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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변 - 10점
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     




폭언, 극언, 망언, 실언, 허언이 넘치는 세상을 향한 사회학자 김찬호의 눌변

『모멸감』 『돈의 인문학』의 저자 김찬호의 신작!


『모멸감』 『돈의 인문학』 『문화의 발견』 『사회를 보는 논리』 등 한국 사회에 천착하여 꾸준한 글쓰기를 해온 사회학자 김찬호의 첫 에세이. 연결의 과잉, 관계의 결핍 시대. 저자는 한국인의 일상 풍경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그것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과 문명의 얼개를 추적하는 작업을 병행한다. 저성장 시대, 세대갈등, 고령화를 비롯해 크고 작은 재난이 끊이지 않는 위험사회로 치닫는 흐름에 우리의 통념과 습속은 어떻게 맞물려 있는가. 개개인으로 파편화되어 빠르게 소멸되어가는 ‘사회’ 자체를 어떻게 복원 내지 생성할까. 사회생활이나 인간관계 등 다양한 사회적 압박 속에서 개개인의 존엄이 확인되는 안전한 공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인의 현실을 떠받치고 있는 암묵적 전제들을 짚어보면서 좋은 삶의 조건을 탐색하고 있다. 시간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속도에 쫓기는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주는 글을 모았다.


나는 과연 제정신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자기도 모르게 괴물이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한국인들의 불행 감각이 날카로워지는 까닭은 무엇인가.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승인해주는 타자가 없기 때문이다. 나의 고유한 사람됨을 알아봐 주고 어떤 역할을 끌어내 주는 ‘사회’의 부재가 사람들을 외롭고 고단하게 만든다.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많은 돈을 벌어야 하고 높은 지위에 올라야 하는 경쟁이 가속화된다. 하지만 그 게임에서는 대다수가 패자로 전락한다.


경직되고 무미건조하거나 거대담론으로 무겁기만 한 공적 영역, 외롭고 갑갑하거나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사적 영역으로 삶이 양분되었다. 사회 속에서 자아를 빚어갈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하다.


_본문에서


“눌변이란 침묵이 최선이라는 걸 알면서도 침묵할 수 없는 자들의 서투름이라고나 할까. 더듬거리는 끝에도 결국 삶을 사랑하므로 침묵으로 초월하지 못한 자가, 또는 그런 초월을 거부한 자가 침묵하듯 말하는 방식. 덧붙여, 이 모순을 끝끝내 밀고 나가는 방식.”_이인성(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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